Just Like a feather

 

라디오헤드의 유명한 노래 Creep이 있고 거기에 'Just Like a Feather'란 노랫말 있다는 건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깃털은 가벼운만큼 입어서 느낌이 좋은 것도 아실테고요. 한데 그만큼 '쉽'기도 하죠. 그래서 오리털이니 거위털이니 옷을 해입고 다닙니다. 저도 오리털 파카 하나쯤은 있습니다. 하지만 솜도 충분히 따뜻하다는 것도 알고요. 

구라파애들이 동물을 보호한답시고 아우터에 합성솜을 넣는다는 것이 과연 제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의 입장에서 고통없이, 혹은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체취한 '페더'라면 거리낌이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외투에서 오리털이나 거위털이 빠진다고 한숨 쉬는 사람이 좀 보기 싫었습니다. 

요컨대 깃털에 대해서 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어떤 옷에 박혀있는 '카피' 몇 줄이 인상에 남아서 그 옷을 산 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카피는 이렇게 되어있었습니다. 'Primaloft / The Luxury Down Alternative / Look Like Down, Feels Like Down, Warm Like Down'입니다. 다운처럼 보이고 다운처럼 가벼운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따뜻하진 않았습니다. 아마 요즘 나오는 프리마로프트과의 충진재들은 따뜻할 거예요.-그땐 5년전입니다.-A.P.C의 외투에도 동물의 털은 사용되지 않았지만 따뜻할 겁니다.-아울렛에서 들은 이야기. 

사람들은 정말 깃털을 원하나요? 외투의 팔뚝이나 왼쪽 가슴에 붙은 상표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는지요? 만약 그렇다면, 그저 추위를 피하고 싶다면 애꿎은 동물의 털은 자연 속으로 그냥 소멸시켜주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일론,이었나요? 노벨의 다이너마이트에 버금가는 발명품이 있었잖아요.-갑자기 프라다가 생각나네요. 2000년 여름 이태원 짝퉁 시장에서 프라다류의 바지를 한 벌 사서 입고 오다 담뱃불에 구멍이 났어요. 하루살이 프라다. 

기술로서 환경의 폐해를 회복시키겠다는 점을 비판했던 일본의 환경윤리학자 이마미치 도모노부가 떠오르긴 합니다만 스마트함이란 진정 기술로서 어떤 '도리'를 지킨다는 점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