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커피와 책
집, 커피가 떨어졌다.
낮에 사러갈까 했다.
그녀가 가기 싫다했다가
내가 초저녁에 잘 적에 와서는
살살 깨우며 커피사러가자, 했지만
내가 돌아누워버렸다.
만감이 교차했다.
커피야, 불러봤다가
대신 맥주를 마셔보기도 했다.
월드콘을 먹어보기도 했다.
급기야 위스키 한잔을 마시고.
새우를 굽고 어묵과 두부도 구웠더니
커피가 더 그립다.
오래된 과테말라.
그녀의 친구가 사왔다는
그 과테말라를 찾은 것은
깊어가는 밤 9시 무렵이었다.
커피는 지금 완성되어 있다.
컴퓨터 옆에서 뜨겁게 김을 뿜어낸다.
나는 드디어 오늘의 커피를
한모금 마실 작정이다.
결혼을 너무 일찍했다.
아내는 너무 긴 시간 고생했다.
늦게 만났으면 그 고생, 좀 적게 했을 텐데.
집안일을 하거나 문화센터에 가는 때가 아니면
늘 거실소파나 안방에 앉아 책을 읽는다.
정확하게 일주일에 열 권.
나는, 보통은 일주일에 0권.
나는 열 권을 읽지 않지만
열 권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를 듣는 대신 나는 커피를 끓인다.
91도가 되도록 기다려 - 무려 물을 기다리는 일이다.
드리퍼를 달구고 필터를 접는다.
물방울을 떨어트린다.
부풀어 오르는 스콘 같은 커피 속에 한두 권의 책이 있다.
연하지만 맛있게 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뻔하다.
맛있는 부분만 가려서 물과 섞는 것이다.
- 아! 이미 아내는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책에 대해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