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비밀을 이런 데다 쓰면 안되는데...
내 컴퓨터들의 비밀번호는 죄다 love,라는 단어와 숫자의 조합이다.
love,라는 뜻의 amour,라는 이 영화는 어디서 봤는지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강렬한 영화로 남았다.
Michael Haneke: Amour
2012년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에 대해 언어로
코멘트를 시도해 보는 것에 거의 일 년이 흘렀다.
그간 나는 알렉상드르 타로(Alexandre Tharaud)가 연주한 OST를
가끔씩 꺼내 들었다. 그러다 오늘 컴퓨터에 리핑해 넣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듣고 있다.
영화에는 단 네 개의 트랙이 흘렀다. - OST음반은 여차저차해서 9개의 트랙
슈베르트의 즉흥곡이 두 트랙,
베토벤의 바가텔이 한 트랙
(바가텔이 이리 아름다운 줄은 몰랐다),
그리고 결정적인 바흐의 코랄전주곡(부조니 편곡)이 한 트랙이 있었다.
Ich ruf zu dir, Herr Jesu Christ, 바흐 작품번호 639.
주여 당신을 소리쳐 부릅니다
OST의 말미에는 여주인공의 제자로 출연한
타로와 주인공의 대화가 실려있다 .
그리고 최종의 트랙에는 부부간의 대화가 실려있다.
이 트랙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여자는 고통을 참지 못해 신음소리를 내고
남자는 뭔가를 읽어주고 있다.
6분이 넘는 분량이다.
멋진 백발을 가진 감독의 메시지나 이미지는 이런 것이다.
사랑의 총천연색.
작품은 거의 '집'이라는 한 공간으로 말한다.
어둡고 눅눅한 이곳에 이자벨 위페르가 찾아와야
조금 활기를 되찾는 그런 공간이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그 누구도 말하지 못한다.
그 사랑이 어떤 색인지 그 누구도 말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사랑이라 부른다.
광고라는 포맷에는 결코 담지 못하는
이런 주제의식의 영화가 있다.
So What? : 광고의 한계를 말해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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